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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리뷰

by smallpath 2022. 2. 24.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In Our Prime)

개봉일 : 2022.03.09
상영 시간 : 117분
장르 : 드라마
국가 : 한국
감독 : 박동훈
출연 : 최민식(이학성), 김동휘(한지우)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줄거리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리뷰 (스포일러 주의!)
세상에. CGV 시사회에 당첨되어 개봉전 미리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관람할 수 있었다! 시사회는 그 예전 '빌리 엘리어트' 이후이다. 당일 상당히 피곤해서 저녁시간대 시사회에 갈까 말까 솔직히 망설였지만 추위와 귀찮음을 이겨내고 영화관을 향했다.

딱 시간에 맞추어 가니 매점 앞에 짧은 줄이 서 있었다. 기웃거려보니 역시 시사회 당첨자들이 선 줄인듯. 직원이 이름을 확인하면 연필과 스도쿠 퍼즐, 파이송 악보를 증정해주었다. 기대하지 못한 굿즈였다. 영화관에 들어가자 광고가 아닌 시사회 리뷰 이벤트에 대한 공지가 화면에 크게 띄워져 있었다. SNS에 리뷰를 올리고 퍼즐을 풀고 파이송을 연주하는 그런 이벤트였는데 경품에 웬 딸기우유가?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영화 초반, 줄거리만 알면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지우는 대한민국 상위 1%만이 합격할 수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나름 똑똑한 수재지만 수학 때문에 그 학교에서 최하위권에 머무는 학생이다.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아 다른 학생들처럼 대치동에서 과외를 받거나 하기도 어려운 상황. 설상가상으로 친구(진짜 친구는 아니라 생각하지만)의 부탁으로 외부에서 술을 반입하다가 자사고 경비원에게 발각되어 한 달간 기숙사를 나가있게 된다. 이때 자연스럽게 한지우의 성격과 가정형편이 드러난다.

 

자신에게 술을 반입해오라고 부탁한 친구를 교사에게 밝히지 않고, 기숙사 짐을 싸들고 향한 좁디 좁은 집에서 힘든 일을 마치고 온 어머니를 본다. 결국 기숙사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말을 하지도 못하고 다시 학교의 예전 기숙사이자 현재 창고같은 곳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기숙사에게 내쫓기게 한 원흉, 이학성을 만나게 된다.

이학성은 비를 맞고 떨고 있는 한지우를 자신의 경비실로 데려오고, 한지우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그리고 한지우의 가방에서 수학문제를 발견하게 되고. 한지우는 다음날 정답이 쓰여 있는 수학문제를 보게 된다. 다음 수순은 당연히 이학성을 졸졸 따라다니며 수학문제를 어떻게 풀었느냐 물어보고 배움을 청하는 것. 이학성은 계속 거절하지만 교사들이 한지우의 어려운 가정환경에 대해 떠드는 소리를 듣고 한지우를 받아들인다.

여기서 한지우가 다니는 학교는 우리나라의 교육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준다. 성적 위주의 사고방식,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에 대한 편견, 학생들간의 차별, 전공자도 못 푸는 어려운 시험문제로 나뉘는 등수 등등. 실제 현실의 교육환경인 동시에 주인공을 잘 부각시켜줄 배경이 아닐 수 없다. 한지우를 좋아하는 여학생, 박보람도 그런 면을 보여준다. 피아노를 하고 싶지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아하는 피아노를 배우지 못하고 비싼 과외를 받으러 다니는 상황 등.

 

이학성에게 수학을 배우는 한지우. 개인적으로 이즈음이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한다. 인물들간의 갈등이 고조되거나 화려한 시각적 효과가 나오거나 하지는 않지만 영화의 주요 문구인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라는 말이 가장 잘 드러난다.

이학성이 한지우에게 제시한 첫번째 수학 문제. 이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스토리 감상만 했지만ㅋㅋ 여전히 수학문제는 풀 수 없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올바른 풀이과정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이학성. 처음에 납득하기 어려워하던 한지우도 점차 적응하며 수학을 배워간다.

그리고 한지우가 까칠한 이학성과 점차 친해지는 과정도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준다. 바흐를 좋아하는 이학성을 위해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고, 나중에는 연주회까지 같이 간다. 서로 마음을 여는 과정의 표현은 마음에 들었다. 

 

기대했던 파이송도 등장하지만 흠.... 솔직히 너무 기대를 한 듯하다. 물론 음악은 아름다웠으나 파이송이 인물들간의 갈등이 해결되거나 하는 극적인 장치로 활용되지는 않았다. 그저 한지우에게 수학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수단으로 작용하는데, 물론 그것도 중요한 장치지만...

한지우가 다시금 크게 좌절을 할 때나 초반 이학성의 방식을 납득하지 못할 때 활용되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후반부에는 이학성이 리만의 가설을 증명할 수도 있는 천재 수학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갈등이 심화된다. 동시에 한지우는 수학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으며 강제 전학을 하게 될 위기에 처하고...

개인적으로 후반부 부분이 아쉬웠다. 죽은 아들을 떠올리는 최민식의 연기에는 감탄이 나왔으나 이학성이 왜 수학자로서 일하지 않고 경비일을 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나름 집중하면서 보았는데 내가 놓쳤나? 정부에서 제대로 수학자일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지 않았는지?) 이학성은 학문의 자유를 찾아 아들과 함께 남한에 내려오지만 남한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일을 하게 되고, 아들은 아버지의 뜻과 엇나가게 되어 월북하다가 사망하게 된다. 수학(혹은 리만가설증명)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하는데 단순히 학문의 자유를 쫓아 아들을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와서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말한 걸까? 여하튼 이부분이 제대로 이해가 안 되었다ㅜㅜ

막판에 이학성이 단상에 서서 모두의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물론 시원했지만 참 뻔하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올바른 풀이과정으로 살아간 한지우가 보답을 받았으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마지막의 사이다 장면은 조금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정리하면, 수학의 아름다움은 모르겠으나 음악은 아름다웠고 올바른 풀이과정을 통해서도 인생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영화였다.

 


PS. 시사회에서 받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ost 악보와 연필과 스도쿠 퍼즐 세트이다. 파이송을 강조하더니 이렇게 악보까지 줄 줄이야ㅋㅋㅋ 관련 이벤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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